최근 국내 주요 은행들과 빅테크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닌, 향후 디지털 금융 생태계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KB국민은행·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등 잇단 상표 출원
금융권과 특허청 정보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KBKRW
, KRWKB
, KRWST
, KBST
, KRWONE
등 다수의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상표를 출원하며 온체인 금융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 상품 분류에는 전자지급수단, 가상통화 정보제공 및 자문 서비스 등이 포함되어 있다. 국민은행 측은 “시장 선점을 위한 상표권 확보 차원”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또한 BKRW
, KRWB
, KKBKRW
등 유사한 스테이블코인 명칭을 등록한 바 있으며, 카카오페이는 PKRW
, KRWP
, KPKRW
등 6종의 상표를 확보했다. 특히 카카오페이는 이미 자사 페이머니를 통해 오프라인과 온라인 결제를 연결한 경험이 있어, 실생활 침투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은행연합체·핀테크 진영 모두 속도
신한, 우리, 농협, 기업은행, SC제일은행 등도 공동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며, 디지털자산의 제도권 진입을 앞두고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및 예금토큰 출시를 준비 중이다. 오픈블록체인협회, 금융결제원과 협업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는 한국은행이 “은행에게 우선 발행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과 맞물려 금융권의 행보에 속도가 붙는 양상이다.
한편, NHN KCP 등 기존 전자결제업체들도 내부적으로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정비하고 있으며, 핀테크 진영은 실생활 결제와 연결되는 구조에서 앞선 시장 적용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제도화 움직임과 미국 시장의 영향
국내에서는 현재 국회를 중심으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이 논의되고 있으며, 스테이블코인 발행 요건 등 제도 정비가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이는 미국에서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이 상원을 통과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해당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필요한 라이선스 취득, 100% 준비금 확보, 정기 감사 등 안전장치를 포함하고 있으며, 글로벌 규제 프레임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클(Circle)**의 경우, 자사 스테이블코인 USDC를 기반으로 미국 증시에 입성한 바 있으며, 미국 지역은행들도 일제히 발행 준비에 나섰다.
멀티체인 기반 경쟁 본격화 예상
업계 관계자는 “이제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발행 단계를 넘어, 유통망을 포함한 인프라 경쟁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퍼블릭 블록체인, 대기업 중심 체인, DID, 결제 시스템 등이 연동되는 멀티체인 협업이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